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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아침을이수연

오늘 아침에는 내가 다른 날보다 괜찮아 보인다. 이런 갈색이면 어떤가. (p.114)

『달에서 아침을』

작가 : 이수연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간일 : 2020년 8월 5일
면수 : 124쪽
판형: 180x254mm
ISBN : 9791190908221

이수연

늘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사는 도시를 상상한다. 쓰고 그린 책으로 『이사 가는 날』, 『어떤 가구가 필요하세요?』 등이 있다.

폭력에 무감각한 어른으로 자라지 않길!

 

친구 관계에 예민하고 고민이 많은 사춘기 어린이 혹은 청소년의 예민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잘 집어낸 섬세한 그림책이다. 책에는 왕따를 당하는 토끼와 하나뿐인 친구이자 방관자인 곰이 등장한다. 토끼와 곰의 현실 이야기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교차 편집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폭력 문제를 길고양이를 향한 무차별 폭력 사건에 빗대어 그린다. 여러 층위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조직된 그림책의 화자는 놀랍게도 곰이다. 방관자 곰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어느새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모르는 척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곰과 토끼는 옆집 살고 같은 학교, 같은 반이다. 매일 아침 학교에 같이 가고 잘 때까지 문자로 수다 떠는 친구이지만 곰은 반 아이들 앞에서는 토끼를 모르는 척한다. 토끼를 따돌리는 비둘기들과 친하게 지내고, 토끼가 폭력적인 상황에 놓여도 모르는 척한다. 토끼를 바라보는 곰의 마음도 편하지 않지만, 토끼에게 말을 걸면 다른 아이들이 수군댈까 봐, 자신도 괴롭힘을 당할까 봐 모르는 척한다. 심지어, “너는 그게 문제야. 왜 그렇게 쌀쌀맞아? 애들한테 조금 더 친근하게 대해 봐.”라며 따돌림의 원인을 토끼에게 돌리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날 곰과 토끼는 누군가에게 무차별 폭력을 당하는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길고양이를 향한 폭력에 분노하고, 길고양이를 보호해 주고자 한다. 길고양이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너무나도 닮았다. 토끼의 무서움과 외로움을 마주하는 사건을 겪은 후, 곰은 방관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방관자들이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말을 걸어준다면, 피해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린다면 폭력을 멈출 수도 있다. 당연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이 사실을 그림책을 통해 전하며,  피해를 입은 친구를 외면하지 않은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독 속에서 갇혀 있는 많은 아이들에게, 그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인지, 제가 할 수 있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에는 우리의 아이들이 폭력에 무감각한 어른으로 자라지 않기를, 세상의 모든 토끼에게 힘이 되어 주는 곰과 같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