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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올 사랑 :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정혜윤

우리가 어떻게 살든 우리는 우리가 잃은 것, 슬픔과 고통, 죽음 등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2020년 여름, 우리는 코로나와 기후위기를 한꺼번에 겪었다. 우리의 사랑, 우리의 미래, 우리의 인간적 가능성은 꽤 오랫동안 코로나와 기후위기라는 단어들 위에 구축될 것이다. (p.13)

『앞으로 올 사랑 :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

작가 : 정혜윤
출판사 : 위고
출간일 : 2020년 12년 5일
면수 : 296쪽
판형 : 132x204mm
ISBN : 9791186602577

정혜윤

라디오 피디. 다큐멘터리〈자살률의 비밀〉로 한국피디대상을 받았고, 다큐멘터리〈불안〉,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새벽 4시의 궁전〉,〈남겨진 이들의 선물〉,〈조선인 전범 75년 동안의 고독〉등의 작품들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그의 슬픔과 기쁨』,『뜻밖의 좋은 일』,『아무튼, 메모』 등이 있다.

새로운 상황은 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2020년은 인류사에 전례 없는 혼란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3개월 남짓 되는 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국경은 폐쇄되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집에 갇혔다. 여름에는 지구가 들끓었다. 57일간의 유례없는 긴 장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과 폭염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죽음에 이르렀다. 우리 시대는 전에 없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

변화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새로운 세계로, 삶으로 잘 들어갈 수 있을까? 저자는 변화에 앞서 우리가 잃은 것, 슬픔과 고통, 죽음 등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죽음의 경험이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삶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 이제 코로나와 기후위기는 일자리, 식량, 생명, 죽음 등 인간의 거의 모든 문제에 관여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 우리의 인간적 가능성은 꽤 오랫동안 코로나와 기후위기라는 단어들 위에 구축될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위험은 모두 인간과 생태의 잘못된 연결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침이나 마스크, 플라스틱 재사용 말고 더 근본적인, 더 본질적인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만이 ‘코로나 2021’ 같은 감염병의 반복과 다가올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피디인 저자는 코로나 초기부터 코로나의 본질적 원인에 대한 취재를 깊이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책에서 취재를 통해 얻은 ‘사실’보다는 문학작품을 더 많이 인용한다. 왜냐하면 언제나 “문학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게’ 도와주기” 때문이고 “그 연쇄작용으로 우리는 삶도 더 잘 읽어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상황을 잘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순간을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의미는 얼마 뒤에야 따라온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저자는『데카메론』의 형식을 빌려 열 가지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구 온난화 시대의 대하소설”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미친 아담 3부작, 살쾡이의 잊을 수 없는 운명을 그려낸 루이스 세풀베다의『연애 소설 읽는 노인』, 잔인한 공장식 축산과 유전자 조작 식물에 관해 폭로한 미셸 우엘벡의『세로토닌』, 고독한 노동 한가운데에서 잠시나마 함께 있는 일의 온기를 느낄 있는 순수한 시간에 관한 존 버거의 이야기, 히틀러의 부대로부터 식물 종자를 지킨 바빌로프와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는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잘못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나아가 우리에게 지금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차리게’ 해준다. 저자는 말한다. “상상해본 적 없는 거대한 단절의 시기인 지금, 이 균열 속에서 좋은 무엇인가가 나와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리석음은 꽃피고 나쁜 일은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