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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마음이두온

『타오르는 마음』

작가 : 이두온
출판사 : 은행나무
출간일 : 2020년 7월 2일
면수 : 420쪽
판형 : 140*210mm
ISBN : 9791190492836

이두온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6년 첫 장편소설『시스터』를 출간했으며『타오르는 마음』으로 2017년 교보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암흑뿐인 세상, 어두운 마음들

 

소설은 ‘연쇄살인으로 먹고 사는 마을이 있다면?’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살인사건’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인간의 어두운 심성들이 모여 마을에 기괴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마을 사람들의 과거가 한데 뭉쳐 우리 사회의 어두운 심연을 타격한다.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절벽으로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은유이자 돈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을 재화로 만들 때, 개인의 육체는 대상화되고, 불행과 가난은 전시되며 인간은 죽어서도 죽음에 이르지 못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 이상하고 기괴한 마을에 점점 마음이 빼앗길 때쯤, 살인을 계획한 사람과 살해를 당한 사람들에 관한 비밀이 한 점의 주저 없이 일사천리로 파헤쳐진다.

2번 국도와 17번 국도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마을. 이곳은 황폐하고 건조한 평원을 앞에 둔 작은 시골 마을로, 과거에는 트레일러 기사들이나 운전자들이 쉬어가는 중간 거점지였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운전수들은 더 이상 마을에서 쉬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마을은 주 수입원을 잃는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기반 시설 유치에 힘쓰고, ‘건조한 평원과 일출’을 관광 상품화하려 하지만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던 차 마을은 전환점을 맞이한다. 건조한 평원에서 살해된 시체 여섯 구가 발견된 것. 희생자는 모두 마을의 젊은이들로, 도시에 가기 위해 마을을 뛰쳐나갔다고 여겨졌던 자들이었다. 그들이 불에 탄 채 평원에 묻혀 있던 사실이 드러난다. 연쇄살인이 공표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찾는다. 마을은 미디어에 얼굴을 잡아 뜯기며 유명세를 탄다. 수사가 지속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얼마 후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제작되고, 마을에는 세트장이 세워진다. 수많은 타지 사람들이 오간다. 마을 사람들은 연쇄 살인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개봉된 영화가 흥행하면서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더 늘어난다. 해마다 열리던 마을 축제는 살인 사건을 전시하는 사이코 관광으로 급속히 재편된다.

살인사건은 마을의 역사에서는 흉사였으나, 먹고 살 게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조차 먹잇감으로 받아들여지며 경사로 변해간다. 죄책감, 인간애, 윤리 의식보다 돈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당위가 앞선다. 그런 와중에 이 소설은 추악한 이기심 앞에 혼신의 힘을 다해 악몽을 희망으로 전복시키려는 한 소녀의 선의 의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잔혹하고 잔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며 또 그 고통으로 인해 타인의 마음과 서로 교통할 수 있다는 명확하고 중요한 사실을 소녀로 인해 깨닫게 된다. 아마도 작가는 온통 암흑뿐인 세상 속에서 오롯이 살아남아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의지의 메시지를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다.

——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마을에서 괴상한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소녀가 서투른 탐정이 되어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싸워나간다. 추악한 이기심 앞에서 필연적인 패배를 예감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만은, 너만큼은 여기서 이겨서 살아남으라는 간절한 의지가 아주 희미한 희망으로 작동한다.『타오르는 마음』은 더없이 그로테스크하고, 아름답고, 강력하다. 당신은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도 읽은 적이 없을 것이다. –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