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타이페이 국제 도서전

한국과 대만의 독자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다. 서울과 타이페이의 거리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노래를 듣는다. 카페에 앉아서 같은 커피를 마시면서 같은 책을 읽는다. 비행기로 2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가 무색하게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 식민과 분단, 그리고 권위주의에 대한 경험까지 닮은꼴이라 고민도 비슷하다. ‘세대’. 경제발전에 매달려, 고되지만 무언가 이루어갔던 세대의 시간은 지나고, 저발전과 저성장 속에서 평온한 일상을 꿈꾸기 어려운 젊음의 고민은 이전과 형태가 다르다. ‘젠더’. 유교적 전통에서의 전형적인 성역할이나 관계가 급격히 바뀐 지금은 젠더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X세대, Y세대, Z세대,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가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살면서 만든 이야기들을 들고 대만을 찾는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했고 코로나 시대에 여성 지도자들의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대만에서 젠더(XX와 XY)에 대한 한국의 고민은 어디까지 왔는지 토론을 해 보려고 한다. 물론, 우리는 똑같지 않다. 한국과 대만은 그 다름을 바라보면서, 성장해왔다. 다른 점을 가지고 같은 것을 즐기는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정의 기초가 된다. 우리는 타이페이 도서전의 주빈국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계속 우정을 생각했다. 우리가 책에 담아서 가지고 가는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과정이 그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