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웹소설

2019년 웹소설의 주요 흐름 및 특징

2018년 웹소설의 경우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진 변곡점으로 시장 규모의 확대와 팬덤을 확보한 브랜드 콘텐츠의 등장, 학술 담론장에서의 본격적 논의 시작, 예술 노동환경을 위한 권리투쟁 등이 돋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웹소설 시장이 단순히 상업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스낵 컬처란 인식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한국의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웹소설 시장의 주요 흐름 및 특징으로는 지속적인 시장 규모의 확대와 산업 확장, 정규 커리큘럼을 가진 웹소설의 확장, IP콘텐츠 산업의 본격화, 웹소설에 대한 인식 제고, 유튜브 방송이나 AI를 이용한 큐레이션, 채팅형 웹소설 등장 등 미디어 영역의 확장, 그리고 도서정가제와 저작권법 이슈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는 웹소설이라는 시장이 출판산업에서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거대해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웹소설을 둘러싼 예술계의 움직임이 보다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정비되어 문화산업 내에서 중요한 입지를 다져나간다고 볼 수 있다.

웹소설 시장의 확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웹소설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확대됨에 따라 출판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그 규모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 원 정도의 매출이었던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9년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5년 만에 40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2019년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글로벌 웹툰·웹소설 거래액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양사의 지난해 글로벌 거래액은 6,000억 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랭키닷컴에서 이루어진 웹콘텐츠 이용자 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0월 전자책/웹툰 앱의 월간 이용자 수의 경우 카카오페이지는 287만 명, 네이버 시리즈는 69만 명, 리디북스는 37만 명, 밀리의 서재는 25만 명, 문피아는 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개별 플랫폼의 지표를 살펴보면 문피아의 2019년 매출은 430억 원을 달성하였으며 문피아 플랫폼 활동 작가 수는 50,000명, 그 중 문피아와 계약한 작가 숫자는 3,000명으로 집계된다. 매년 작가 계약 증가율은 2019년 11월 기준으로 30%이며 유저 숫자는 2019년 12월 기준으로 100만 명, 그 중 유료로 결제하는 독자의 비율은 27%에 다다른다. 플랫폼 조아라의 경우는 지난 한 해 17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조회수는 870만 뷰에 육박한다. 카카오페이지의 성장 역시 돋보인다. 유료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거래액이 1,247억 원으로 추산되며 2019년 9월, 업계 최초로 일 최고 거래액이 10억 원을 돌파했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10배 넘는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지를 포함한 카카오 유료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거래액이 1,247억 원으로 추산되며 누적 가입자 수는 2,200만 명, 누적 조회수는 총 470억 건, 누적 작품 수도 총 6만 6,000개를 기록했다. 네이버의 경우 2018년 네이버 웹소설 연재 정식 작가 중 한 해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작가는 26명에 달한다.

산업 규모의 성장뿐만이 아니라 큰 수익을 거둔 개별 작가들의 성공 역시도 두드러진다. 2018년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한 「전지적 독자 시점」은 문피아 플랫폼에서만 누적 조회수 3,000만 건을 넘겼으며, 영화 제작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처럼 작품을 통해 문피아 플랫폼에서 5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작가는 20~30명 내외이며, 10억 원 이상의 작가도 10여 명이 존재한다. 카카오페이지의 규모는 더 거대하다. 「템빨」(마야&마루)과 「닥터 최태수」(마이더스스토리)는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하며, 누적 매출이 1억 원 이상인 작품은 1,400여 편이 존재한다.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 또는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작품들을 따로 엄선한 ‘밀리언 페이지’ 코너에는 65편이 존재한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1년 4개월간 325화 연재 후 완결된 웹소설 「재혼황후」의 경우 60주간 1위를 기록하며 누적 조회수 7,000만 건을 돌파, 누적 매출 40억 원을 기록하였다.

질적 부분의 가시화도 두드러진다. 국립과천과학관이 2014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SF어워드에서는 2019년에 웹소설 부문이 신설되어 작가 글쟁이S의 「사상 최강의 보안관」(문피아)이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 2019년부터 창작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상업 규모의 확대에 따라 양질의 작품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웹소설 산업의 확대에 따라 미디어믹스를 통한 원 소스 멀티유스(OSMU) 산업의 발전 역시 두드러진다. 소설 『달빛조각사』(로크미디어)의 게임 제작이 진행되어 2019년 동안 약 120억 원 가량의 수익을 얻었으며 작가 글쟁이S의 「사상 최강의 매니저」(문피아)를 비롯하여 다양한 웹소설들이 웹툰화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연재되고 있다. 플랫폼은 OSMU 사업을 개시하여 직접 계약과 제작을 주도하였으며 이는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전 세계적 구독 모델에서 장르 콘텐츠들의 성공과 맞물려 많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웹소설 시장 규모의 확대는 웹소설 작가층과 독자층의 증대와 맞물려 좋은 작품이 지속적으로 발매되었고, 이러한 작품들이 OSMU 계약을 통해 웹소설 독자가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관심을 어필하였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웹소설 교육의 제도 정비

기존의 웹소설 시장은 플랫폼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연재하는 작가들에게 출판사가 접근하여 계약을 하거나 출판사로 투고된 원고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웹소설에 대한 정보를 폐쇄적으로 만들었고, 프로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클리셰나 코드 등을 자신의 방식으로 혼성 모방하여 변형하는 장르적 창작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게 만들었다. 플랫폼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자사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 전후부터 개별 아카데미를 신설하기 시작하였고, 2019년 이러한 결과는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카카오페이지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를 웹소설이라는 형식에 안착하기 위한 시도를 거듭하였다. 일반 도서 분야의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넥스트 페이지(NEXT PAGE)를 통해 문학, 실용, 교양만화의 작가를 모집하였고 창비와 함께 추리, 미스터리, 판타지 등 장르 불문으로 응모 가능한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공모전>을 주최하였다. SF출판사 아작과 함께 SF소설 신인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SF소설 신인작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문피아에서는 웹소설이라는 형식 안에서 보다 탄탄히 작가들을 키우기 위한 시도가 두드러진다. 5회까지 진행된 공모전은 누적 참가인원이 1만 4,100명이며 매년 100여 편의 작품이 발굴되었다. 2019년 5월 출범한 문피아 아카데미는 판타지 클래스 1기 배출 수강생 30명을 시작으로 총 136명이 누적 등록했으며 그중 계약까지 성사된 숫자는 121명으로 체결율은 89%에 다다른다. 2019년 12월 부산 아카데미 클래스에서도 수강생 30명을 배출하였으며 2020년에는 광주 아카데미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구로 아카데미 클래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웹소설과 관련된 교육 행보는 시장뿐만이 아니라 교육 담론장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만화콘텐츠스쿨에서 웹소설 창작 전공을 개설하여 제도권 대학 내에서 웹소설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과를 최초로 운영 개시하였으며 서울사이버대학도 웹·문예창작학과를 개설하여 웹시대에 맞는 창작을 교육 커리큘럼의 주요 주제로 설정하였다. 웹소설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전해주는 미디어 출구들도 늘었다. 유튜브에서는 카카오페이지 인기 작가인 갈드가 직접 운영하는 ‘갈드의 웹소설 훈수 방송’이나 웹소설 편집자가 직접 운영하는 ‘Bookwitch 북마녀’, 작가 글쓰는기계를 비롯한 웹소설 작가 3인이 운영하는 ‘웹소설 브라더스’ 등 다양한 채널이 늘어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기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KW북스)의 작가 산경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선보였던 정보를 정리하여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위즈덤하우스)이라는 작법서를 발표했고, 장르 작가이자 문학 교수인 김준현의 『웹소설 작가의 일』(한티재)이나 김남영 작가의 『매일 웹소설 쓰기』(더디퍼런스) 등 작법서의 출간도 활발하다.

제도권의 문학 양식은 아카데미를 기반으로 한 검증-출간의 생태계에서 정보 공유가 활발했기에 담론을 확장할 수 있었다. 웹소설 역시 전문적인 산학협력체제의 커리큘럼 생성과 저술작업을 통한 담론 형성을 통해 지위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웹소설의 미디어적 현상

웹소설은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발전한 장르이다. 이것은 웹소설의 형상이 스마트폰이라는 멀티미디어 기기와 끊임없이 교차한다는 뜻이고 스마트폰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웹소설의 형상 역시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예시가 채팅형 웹소설 채티라 할 수 있다. 채티는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를 터치함에 따라 채팅이 한 글자씩 영상이나 이미지, 대사를 표현하는 멀티미디어적인 형태의 소설 매체로 해당 플랫폼에서 조아라 원작 웹소설 「도굴왕」(NEW EPISODE)이 연재되는 등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채티는 현재 누적 유저 수 140만 명에 활성 작품 수 18만 건으로 다양한 작품의 프로모션 출구로 사용된다.

카카오페이지는 AI기술을 작품의 프로모션에 활용하였다. 마이셀럽스는 인공지능 취향 기반 추천 서비스인 AI 키토크를 제공하였고 이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일평균 약 22만 건, 누적 3,200만 회 이상 검색을 기록하였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 소설, 영화, 방송 등 4개 카테고리별 실시간 인기 순위, 콘텐츠 추천 랭킹 등에 기반한 추천 방식을 선보인다.

미디어에서 소비된다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웹소설이 인터넷으로 서비스되는 만큼 저작권 위반 사례와 관련된 문제는 꾸준히 발생한다. 바이두나 메가 등 중국 기반 파일 공유 사이트에 불법 복제물을 올린 후 커뮤니티를 통해 링크를 공유하는 불법 공유의 형태가 횡행한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몇 분 정도 공유한 뒤 삭제하는 일도 잦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출판 저작권 침해 신고 건수는 1만 7,755건이며 2019년 7월까지는 8,461건에 다다른다. 웹소설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불법 복제 금지 캠페인을 벌이거나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근원적 해결책은 아니다.

웹소설 저작물이 인터넷으로 소비되고 자체적인 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역시도 뜨거운 감자이다. 리디북스를 비롯한 전자책 플랫폼에서 도서정가제 완전 시행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청원에 2019년 11월 기준 20만 9,113명이 참여하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대답까지 이루어졌고 이와 관련된 담론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제대로 된 결과는 나지 않은 상태이다.

2019년은 이렇듯 킬러 콘텐츠의 등장으로 웹소설 원작의 웹툰이나 영화 및 드라마 제작, 해외 수출과 장르 관련 어워드 수상까지 시장의 확장과 더불어 아카데미와 출판물 등 교육담론이 확장되었고, 웹소설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의 다양한 시도들 역시 돋보이는 한 해였다. 이렇게 웹소설과 관련된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웹소설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더욱 필요해지게 되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이융희